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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새해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SNS)에서 화두로 떠오른 특별한 현상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텅 빈 헬스장’입니다. 비록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연초엔 건강 관리와 다이어트를 목표 삼아 이곳에 많이 모이곤 했죠.
그런데 지난 2024년 11월 노보 노디스크가 출시한 위고비(Wegovy), 2025년 2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등 탁월한 효능을 입증한 비만 치료 약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더 이상 구슬땀 흘려 운동할 필요 없다는 인식이 확산 중이라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점차 줄어드는 헬스장과 달리 떠오르는 비만 치료제
해마다 1~2월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던 헬스장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운동하러 오는 회원이 없어 한산하다 못해 심지어 폐업 위기에 다다른 까닭입니다.
올해 발표한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통계에 따르면 2026년 1월 한 달 새 폐업한 헬스장 수는 70개 곳으로, 최근 5년 새 최고치였다고 합니다. 연간 집계한 결과로는 2025년 한 해에만 553개 곳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인해 영업 제한이 잇따랐던 2020년 431개 곳과 2021년 403개 곳보다 대폭 증가한 셈이죠.
사실 갑자기 헬스장이 외면받고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재작년과 지난해 사이에 속속 출시한 각종 비만 치료제가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까닭입니다. 언론 보도와 입소문에 의해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있습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로, 원래 당뇨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탄생한 만큼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효과적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외 연예인, 운동선수, 인플루언서 등이 이러한 제품을 사용해 손쉽게 체중 감량하고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인기는 더욱 급속도로 높아진 추세입니다.
가격은 낮게, 주사제에서 경구용 약물로 거듭하는 진화
물론 비만 치료제에도 장단점은 존재합니다. 가장 높은 문턱으로 여겨졌던 요소는 바로 가격입니다. 2025년 말 기준으로 1개월분이라고 했을 때 위고비는 한화 약 20~30만 원대이고 마운자로는 용량에 따라 20만 원 후반에서 50만 원 초반까지 형성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 역시 돈으로 가능한 시대’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길 정도랍니다. 다만 다채로운 신약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대형 제약사 사이에서 경쟁 구도가 생기면서 시간이 갈수록 가격은 점차 낮아지리라 전망합니다.
흥미로운 이슈는 또 있습니다. 현재 비만 치료제는 주 1회 피하지방에 직접 주사해 성분을 투여하는 형태가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사제를 두려워한다면 선뜻 시도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올해 먹는 제품, 즉 경구용 치료제가 해외에서 출시했습니다. 아직 국내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공식 도입이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한층 널리 쓰일 테죠.
그러나 영원한 기적은 없어…식단 조절과 운동은 필수
다만 비만 치료제는 만능이라고 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데가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부작용입니다. 초창기 연구 취지는 비만으로 인한 당뇨나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 호전이었기에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으로 이어지게끔 하는 기전입니다. 자연히 메스껍거나 구토, 설사, 변비, 복부팽만 등 위장관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드물긴 하나 급성 췌장염이라는 중대한 위험이 뒤따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아울러 당연히 치료제를 중단하면 식욕이 돌아오면서 급격한 체중 증가, 다시 말해 ‘요요 현상’이 발생하며 해당 과정을 반복할 때 외려 전보다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전문가가 비만 치료제를 활용할 땐 처방한 의사 지시에 철저히 따라야 하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이 어우러진 건강한 식단과 함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또, 식사량이 줄면서 근육이 동반 감소해 체력이 저하할 수 있으니 운동 또한 병행해야 합니다.
이제 건강 관리는 취향을 반영한 ‘투자’
다시 돌아와서, 헬스장이 점차 줄어드는 데는 비만 치료제의 영향이 크다고는 하나 다른 원인 또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선 소비자의 시각이 과거와는 달라졌습니다. 이전엔 운동이 아름다운 체형을 위해 이 악물고 견뎌야 하는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관심을 반영한 취향으로 여겨지고 있죠.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크로스핏이나 기능성 운동의 일종인 프사오(F45)와 같이 그룹으로 모여서 하는 운동이 유행한 배경입니다. 러닝 역시 같이하고 싶은 인원을 모아 달리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라고 해요. 더불어 요즘엔 아이돌이나 모델이 필라테스, 발레 등으로 몸매와 자세를 가꾸는 트렌드가 대세입니다. 20~30대 사이에서 토슈즈, 발레 가방 등이 활발히 팔리는 이유입니다.
반면, 운동을 투자로 여기는 MZ세대의 관념상 생각하는 가치보다 가격대가 높은 헬스장의 퍼스널 트레이닝(PT)은 주요 관심사에서 벗어나고 있답니다. 어느새 맞이한 붉은 말의 해에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으로 현명한 건강 관리를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